공지사항

영원한 이순신의 도시 아산에서 700명의 시민과 함께하는 이순신 장례 행렬

공지사항

영웅을 지키는 영웅들의 축제 <아트밸리 아산 제2회 이순신 순국제전> 등록일 2024-10-18 조회 71

영웅을 지키는 영웅들의 축제

아트밸리 아산 제2이순신 순국제전을 열며 

 

우리는 이제 부자이다. 세계 200여 개 국가 중에서 열 번째 정도 잘산다. 전 세계적으로 K문화 열풍이 불어 나라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궁금한 것은 모두 손안에 든 스마트폰이 답을 찾아준다. 반만년 오랜 역사 중 우리는 지금이 가장 편하고 풍족하다. 이런 흐름을 거슬러 더욱 감추고 한켠으로 밀어내 사라져가는 문제가 있다. 바로 죽음이다. 지금 우리들에게 죽음이란 그저 개인들이 각자 감내하여 혼자 조용히 정리하는 일이 되었다. 그저 암울하고 쓸쓸한 마침표일뿐이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죽음의 문제마저도 함께 나누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춤추며 노래하면서 떠난 사람의 넋을 위로해 주고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했다. 죽음은 애간장을 녹이는 혼자만의 아픔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거쳐 가는 삶의 여정이었다. 우리 민족에게 장례는 마을 전체가 하나가 되는 경건한 의식이자 잔치였다. 먼저 간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남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깊고 넓게 했다. 결국 장례는 아직도 살아남은 자들의 겸손과 성장의 장이었다.

 

반만년 최고 영웅의 초라한 장례식

인류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긴 역사를 가진 우리이다. 그 많은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영웅 중에서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 하나가 이순신이다. 이순신은 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인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일본은 자신의 패배를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 이순신을 연구했다. 그렇게 이순신을 연구하다가 일본은 결국 이순신을 존경하게 되었다. 최초로 이순신 전기를 쓴 사람도 일본인이다. 그곳에 이순신은 기적처럼 이상적인 장군이라고 언급하였다. 하물며 러일전쟁을 뜻밖의 승리로 이끈 일본 해군장교는 이순신의 전술 학익진을 변형하여 이길 수 있었다. 일본 어느 사학자는 말한다. 한국인은 이순신을 가장 사랑하면서도 이순신을 가장 모르고 있다고.

그중에서 특히 우리는 이순신의 장례식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이순신은 노량해전을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당시 일본군은 전쟁을 끝내자며 꽁지 빠지게 도망을 갔다. 하지만 이순신은 밤을 새워 일본군을 막아섰다. 그냥 도망가도록 놔두자는 명나라 장수의 만류에 이순신은 말했다. 일본이 다시는 조선을 쉽게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칠흑 같은 망망대해에서 불화살이 일렁이고 총탄이 터지는 그 공포 속에서 이순신은 끝내 조선을 구하고 사라졌다. 죽는 순간조차도 남은 세상을 걱정해 자신의 죽음까지 비밀에 부쳤다. 그리고 모든 조선 백성들에게 고요한 아침을 선물해 주었다.

전쟁이 끝나고 미처 도망 못 간 잔류 일본군을 정리하는 동안 이순신의 장례는 미뤄졌다. 조정에서는 전쟁 직후의 혼란을 수습하는데 급급했다. 결국 이순신의 유해는 한 달 뒤에나 유족들에 의해 고향 아산 땅으로 올 수 있었다. 이순신이 죽고 15년이 지나고 나서야 유족들이 조정에 간청하여 그제야 직위에 맞는 예를 갖춰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온 나라가 함께 울다

이순신이 세상을 떠난 것을 비로소 알게 된 백성들은 모두가 통곡했다. 전쟁 중에 백성들은 이순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녔다. 이순신 근처에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임금조차 도망가고 없는 지옥 속에 남겨진 백성들의 피난처가 되었다. 그런 이순신이 죽자 사람들은 모두 목 놓아 울었다. 자기 부모, 친척들이 죽은 것처럼 울었다. 고향 집으로 가는 이순신 운구마차가 지나가면 백성들은 마차를 부여잡고 울며불며 곡을 했다. 저잣거리에 남정네들은 술도 마시지 않았다. 이순신의 부하들은 자기들끼리 사당을 만들어 세웠다. 백성들 저마다 돈을 모아 비석을 만들고 제를 올렸다. 도를 닦던 스님들도 암자를 짓고 이순신의 넋을 달랬다. 그야말로 온 백성들이 이순신의 장례를 치르고 있었다. 그런 조상들이 결국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아산 영웅을 품다

이순신은 아산에서 살았다. 어릴 적 아산에서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밥을 나눠 먹으며 뛰어놀았다. 20년 가까이 공부하며 청운의 꿈을 키웠다. 결혼하고 아들딸을 낳으며 어른으로 성장해 갔다. 무과에 급제하여 나라에 충성하고 발전해 갔다. 그리고 죽어 아산 어라산 제일의 명당에 누워 지금까지 영면하고 있다.

아산은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순신을 기리는 국내에서 가장 큰 현충사는 년준 잘 정된되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가장 많은 시만과 관광객들의 방문지로 사랑받고 있으며 매해 성황리에아산 성웅 이순신축제가 열리고 있다. 내년에는 이순신관광체험센터(가칭) 개관을 앞두고 있다.

 

지금 우리를 위한 이순신

아산시가 이순신을 반복해서 불러내는 이유는 지금 우리를 위해서이다. 이순신의 숨결을 우리들 각자의 생으로 스며들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순신이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이순신이 영원히 사는 것이요 우리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쉽게 꺼내기 어려운 문제까지도 기꺼이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순신 장례식 재연 행사 이순신 순국제전이다.

 

아산 제2회 이순신 순국제전

이순신의 안식처 아산에서 온 국민과 함께 이순신의 장례를 완성한다. 아산시민 700명이 장례 행렬을 이끌고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행렬을 뒤따른다. 국내 유일 32인 상여를 사용하였다. 국내 최고의 문화유산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전통예술 연출에 만전을 기했다.

이순신 순국제전은 작년 2023년에 처음 시작했다. 이순신이 순국한 날짜인 1119일에 맞춰 삼 일간 열렸다. 1회인 만큼 특별히 이순신의 직위에 맞게 조선 장례절차를 따랐다. 조선 왕실에서 행한 예장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들의 상상력을 담아 재연하였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우리 전통 공연은 물론 인문학 콘서트, 이순신 상품 판매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의 80%가 만족한다는 평가를 받아 좋은 시작을 알렸다.

 

2회 이순신 순국제전

올해로 이순신 순국제전은 두 번째이다. 112일 토요일 오전 10시를 시작으로 다음 날인 113일 일요일까지 이틀간 계속된다. 작년 이순신의 순국일인 행사 날짜 1119일은 날씨가 너무 추워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여 올해는 날짜를 앞당긴 것이다. 400여 년 전 그것도 망망대해 겨울밤 날을 세워 싸운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지옥 같았을지 조금은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올해는 작년과 달리 조선시대 사대부의 장례 행렬 모습을 재연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금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현대적 기획에도 중점을 두었다. 아산시민으로 구성된 700인의 행렬대 지원자 중에는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이 보호자의 손을 잡고 와 이순신의 장례를 꼭 참석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 행사의 의미를 더욱 빛낼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든 연령층이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 많은 문화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이순신 영화가 상영되며 시민참여 공예 만들기 체험과 특별 공연으로충무공 이순신 현충 제례악과 조선무예시연 예무단’, 아산시립합창단 갈라공연필사즉생이 개최되며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은행나무길에서 이순신의 어린 후손이 직접 쓰고 읽는 시낭송은 어디에도 없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후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노제에서는 아산 선문대학교의 태권도 시범을 볼 수 있다. 행렬대가 마지막 장소인 온양온천역에 이르면 선소리 공연 속에 진혼무와 대붓 퍼포먼스가 열리고 그 대미의 장식으로 아산시민 약 700명이 모여 대합창을 한다. 영웅을 지키는 영웅들, 아산시민이 이순신으로 하나가 될 것이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성숙한 문화

지난해 첫 해 이순신 순국제전은 참석자들에게는 경건하고 새로웠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장례 행사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때 마음까지 칙칙하게 왠 장례 행사냐는 것이다. 바로 그래서 기획했다고 조심스럽게 답하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는 아직 죽음을 다루는 행사는 낯설다. 그리고 어렵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삶은 꼼꼼하게 관리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신의 죽음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내 숨기고 있다. 가상으로 죽이는 게임이나 드라마, 영화를 통해 상상 속의 죽음만 막연히 관람할 뿐이다. 지금 내 삶의 문제가 너무 팍팍하고 무겁다면 나의 죽음을 사색하고 난 뒤 쉽게 답을 구할 수도 있다. 삶의 진짜 생동감을 찾아내기 위해서 죽음을 꺼내 이야기해야 한다.

430여 년 전 이순신은 죽었다. 그것으로 이순신이 완전히 침몰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의 선한 행동으로 우리 가슴에는 여전히 밝은 빛이 타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순신의 죽음은 아직도 태양보다 더 영원히 빛을 내고 있다. 우리 민족 최고의 영웅 이순신의 죽음을 기리며 우리는 삶의 의지를 더욱 밝히고 있다.

 

우리 전통 장례의 가치

우리는 유례없이 혼자인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굳이 사람이 없어도 된다. 현재 열 가구 중 네 가구는 일인 가구이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혼자 산다. 외로움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며 덜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의 온기 없이는 살기 어렵다. 특히 죽음만은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나의 죽음을 나는 보지도 못할뿐더러 나 혼자 죽음을 깨끗하게 해결할 수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온 마을 사람들이 죽음을 함께 이야기했다. 우리 전통 장례문화는 함께해서 고통을 나누었다.

 

영웅의 장례식에 초대합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 온 동네 사람들이 전통 장례를 할 수는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아산시가 이순신 순국제전을 힘겹게 기획했다. 함께 하기 어려운 지금의 우리들이 잠시라도 함께 만나자는 것이다. 지혜롭게죽음을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춤추고 노래하고 걷고 먹고 박수치며 웃으며 한바탕 죽음을 노래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사랑한 영웅 이순신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면서 말이다. ‘죽음을 이야기하며 우리 모두 각자 인생의 진실을 찾아보자.

지금 이순간에도 정신없이 바쁜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 너무 아픈가?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할지 어려운가? 그렇다면 아산 이순신 순국제전으로 한 번 오시라. 이순신은 백성을 가장 사랑한 우리의 최고 영웅이다. 그런 이순신의 죽음을 애도하며 각자의 을 발견해 보자. 우리 함께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행렬-